친구의 편지... 모음

일곱번째편지 1993. 1. 10.일 맑음

주께끼 2006. 6. 14. 22:14

보고픈 란에게

 

안녕 란아...

편지가 잘 써지지 않아 너를 만난지가 하도 오래된것 같아서 쓸말이 생각나지 않는구나... 얼굴도 잊혀지려고 한다. 그럴때면 너의 사진을 보곤한단다.

하루의 일과를 마치고 기숙사에 들어오면 피곤이 몰려온다. 소지품 넣는곳 아니 옷장이던가 ? 그곳을 열면 각가지 로션과 필기도구 간단한 메모지등이 들어 있지... 가장 가운데 너에 사진이 있단다. 너에 얼굴이 나를 슬프게 한다. 다름이 아닌 나는 너를 보지만 너에 모습은 떠오르지가 않아...

사진을 보면 금방이라도 웃는얼굴로 나를 맞아 주었으면 하는 생각도 해보았단다.

다 부질없는 생각이지만 가끔 상상을 하며 그려보는 너의 모습이다.

오늘 영정이를 만났다. 이곳 사당동에 찾아 왔더라 사실 영정이는 수영이하고 친하잖니 ... 내가 그속에 끼었다.

할말도 없고 왠지 어색했다. 간단한 점심을 먹고 기숙사에 들어왔다. 다시 나가자는 것을 난 싫다고 했다. 다음 코스가 노래방이였지만 왠지 가고싶지가 않았다.

노래도 못부르고 가면 5천원이 한시간에 날아가 버리는 것을 눈으로 느낄 수가 있기 때문이야...

고생해서 번 돈이 순식간에 날아가 버린다는게 얼마나 가슴 아픈일인지 너는 알겠니 ?

집에 있을때는 시도 쓰고 가끔 소설이랍시고 끌적거리던 일이 여기서는 단 한줄도 쓰지 못했다.

시간은 많지만 머리가 복잡해서 정리가 되지 않는다. 머든지 산만하고 말야... 먼가는 하고 싶지만 할수 없는게 지금의 나다. 그건 그렇고 너의 소설은 완성이  됬기는 된거냐 ?

집에 내려가서 제일먼저 너에게 연락을 할거다. 나올때 그것을 보고싶다. 꼭 가져오도록....

다음 편지를 기다리며 이만 줄인다. 몸 건강하고 잘 지내도록 알았지 ! 너의 엄마께 몸조리 잘하시라고 전해줘

 

1993. 1. 10. 일 맑음.   너의 친구가